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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와 불공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04-11 22:06
조회
278
무아와 불공

추분이 지났다. 낮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동지가 지나면 다시 낮 시간이 점점 길어질 것이다. 오직 인연따라 이렇게 변화하는 것이다. 이 변화는 하늘님이 새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규칙도 없는 것이 아니다. 이런 변화의 법칙을 오직 부처님께서 다시 발견한 것이다. 이런 변화가 인연에 의한 것임을 알아보는 것이 바른 견해이다.

바른 견해에 의하면 시간도 인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과거 현재 혹은 미래의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 안에서 시간은 우주의 시간과는 다르다. 혹은 사람이 느끼는 시간도 상황에 따라 혹은 길게 혹은 짧게 느껴진다. 이처럼 고정된 본질이 없는 것을 무아 無我라고 한다. 시간이 무아이므로 공간도 무아이다. 이 하늘 혹은 저 하늘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연따라 만들어지는 존재물은 모두 무아이다.

모든 생명 즉 중생들 각각도 그 근본은 무아이지만, 분별심이 있어서 세상일에 대해 있다고도 하고, 혹은 없다고도 한다. 불교의 수행법은 이런 분별심을 없애는 것이다. 분별심이 없어지면 평등심이다. 너와 나와 우리에 대한 분별없는 평등심에서 자비심이 생겨난다. 이렇게 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 수순행이다. 보현행원품에는 보현보살의 열가지 큰원력 중 9번째가 수순중생행이다. 이익중생공양이다. 성철큰스님은 불공이라 하셨다.

이것은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화엄경에서는 이런 예를 설하고 있다. 병든 이에게 의사가 된다. 길을 잃은 자에게 길을 안내한다. 어둠속에 등불이 된다. 가난한 이에게 재물을 얻게 한다.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남에게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근로자에게 임금을 잘 주는 것이 불공이다. 이리하여 중생을 공양하는 것이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이고. 중생을 존중하는 것이 부처님을 존중하는 것이고. 중생을 기쁘게 하는 것이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좋은 리더십이 되는 것이다.

이런 수순행이나 불공은 무아에 근거한 것이므로 이런 행에 대한 댓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아니다. 댓가를 받을 것이 없다. 그 행위의 댓가를 기대한다면 그것이 바로 중생의 분별심이다. 그러므로 금강경에서는 무주상 보시공덕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한다.

이와 같이 평등심과 자비심을 가지면 보리심을 내게 된다. 생각마다 행동마다 기쁨이 더해져서 끝임없이 계속한다. 마치 한그루 나무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 드디어 깨달음의 큰 꽃을 피울 것이다. 그것은 부처의 꽃이고, 대보살의 꽃이다.

또한 무량수경에 의하면 보현보살의 큰원력을 실천하는 사람은 내생에 결정코 극락왕생한다. 이미 아미타부처님께서 보증하신 것이다. 금생, 이 가을에 불공 많이 하자. 큰 복을 짓자. 그리고 내생에 극락 가자. 모두 함께 가자.

-원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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