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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과 지혜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04-11 22:09
조회
270
선정과 지혜

가을빛이 완연하다. 하늘 색깔도, 강물의 색깔도 다르게 느껴진다. 계절은 이렇게 변화하고 우리 마음도 또한 변한다. 흔히 말하기를 성인들의 가르침은 모두 같다고 한다. 마치 바닷물의 색깔이 모두 같듯이.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르침마다 그 내용은 다르다. 마치 강물이 지역마다 다르듯이.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인가? 마음에서 정혜 즉 선정과 지혜를 달성함이다. 고요한 마음에서 지혜가 생기고, 지혜가 생기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8정도라는 가르침이 있다. 먼저 바른 견해를 갖고, 신구의 삼업을 바르게 실천하라는 것이다. 세상사에 즐거움이나 고통 등이 생기거나 없어지는 것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인연에 따라서 생멸한다고 보는 것이 바른 견해이다. 그래서 마음을 고요히 하고서(정), 그런 생멸의 인연을 알게 되면(혜) 세상사에 고통이 없거나 적어진다.

오늘날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방법에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호흡의 인연을 살펴는 것이다.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호흡)에 마음을 집중한다. 호흡이 고르게 되고, 마음집중이 순조롭게 되면 지혜가 생겨난다. 그렇게 되면 세상일의 생멸 인연을 알게 된다. 모르던 것도 알게 되고, 알던 것은 더욱 분명해 진다. 이것은 남방불교에서 주창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참선인 화두선을 하는 것이다. 세상은 말(혹은 글)이 있음으로써 서로 관계가 이루어지고, 인연이 생겨나거나 없어진다. 화두는 인연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인연이 생겨나는 근원을 가리킨다. 말(혹은 인연)이 생기는 근원을 묻는 것이다. 이것이 화두話頭 (말의 근원)이다. 예를 들면 생각 이전에 어떤 생각이 있는가 함이다. 어떤 생각? 생각이 있는가? 없는가? 이와같은 화두 선을 지속함으로써 지혜와 선정이 생겨난다. 이것은 대승불교와 한국불교에서 주창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한다. 이 염불소리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염불은 마음으로 할 뿐만 아니라 입으로 외우는 구송염불도 한다. 혹은 바람소리, 물소리에 마음을 집중한다. 이처럼 눈, 귀, 생각 등 여섯 감각기관 각각의 활동에 대해 의식을 집중함으로써(정), 내면의 지혜를 계발하는 것이다(혜).

정과 혜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올바르게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마음의 본성을 가리고 있는 번뇌와 분별심이 없어지는 만큼 마음은 빛난다. 이것은 시간과 공간으로 한정 지울 수 없다. 무한한 빛이고, 무량한 빛이다. 아미타 Amita라고 한다. 아미타불이다. 모든 생명의 본성이고, 내 생명의 본성이다. 불성이다. 신성이다. 인연과 함께 있지만 인연을 벗어나 있다. 인연을 관찰하여 체득함으로써 바르게 아는 것이다. 나의 이 몸과 마음을 의지해서, 정혜를 수행함으로써 우주와 통하게 되고, 내 몸이 우주와 합일이 된다.

금강경은 말한다. 세상일이란 꿈, 환상 같은 것이라고. 그리고 이슬, 번개같이 한순간 생멸하는 것이라고. 이런 것들이 생기고 없어지는 것이 바로 인연에 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인연의 생멸을 잘 관찰하면 바로 내가 그 인연본성에 도달할 수 있다. 이 귀하고 귀한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기고, 높고 높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자.
나무아미타불!!!


-원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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